2015년 1월 15일.

스톡홀름 어느 낡은 호텔 앞.
투둑투둑 하는가 싶더니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퇴근하는 발걸음도 왠지 무거워진다.
이런날은 본능적으로 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귓속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듯 지껄인다.
'취해버리자...'
이시간에.. 어떻게?
어제 사다놓은 와인이 생각난 건 메모리호텔 모퉁이를 돌아선 직후였다.

삐걱이며 돌아가는 회전문을 통과해 호텔로비에서 날 반겨주는 요셉 아저씨와 가벼운 저녁 인사...

엘레베이터는 나의 지친 몸을 2층에 내려주고 나는 283호의 문을 연다. 어두운 방안의 불을 켜니 책상위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서류들 영수증들.. 얼마되지않는 동전사이에 와인 한병이 보인다.

아.. 그렇지 와인을 마시기로 했던가.
씻기위해 벗어던진 옷을 헤치고 잘 입지 않던 바람막이를 입어본다. 입구의 요셉 아저씨에게 와인 오프너을 빌려야겠다고 생각한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본 아저씨는 오프너가 없다는 대답을 돌려준다.
아.. 없다고? 술을 마시려고 잔뜩 기대한 나는 사라지고 기분을 잡친 사내만이 로비에 서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다시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하지만 내가 누구던가.
무모함의 끝. 파이오니어.
인터스텔라의 정신으로 인터넷을 불꽃서치.
그리고 오늘 나는 아주 쉽고 간단히 와인을 마실 수 있었다.
그 방법은... 신발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수건만 있어도 가능하다.
















벽을 칠때 옆집 덩치가 쳐들어올까봐 잔뜩 쫄아버린 내 머습이 우습다.
뽑혀져 나오는 코르크마개를 보면서 알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그렇게 만족스러운듯 한잔 한잔 비워나간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
하지만 걱정하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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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밤은 낮보다 두배는 기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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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

1차 목표를 이룬, 이제는 다가올 기회에 대비하는 나 그리고 나의 공간.